소프트웨어대학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 원본 : http://www.youngsamsung.com/campus.do?cmd=view&seq=10258&tid=159&mid=10&btype=&cg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진짜 '봄'같은 4월이 되었다. 대학가의 4월 모습은 어떨까? 대개 많은 학부/학과, 단과대학, 동아리에서 선,후배, 동기들과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행사, Membership Training, 즉 MT를 많이 가는 시기이다. 중간고사를 앞둔 3월 말 부터 4월 초 까지를 'MT 철'이라 하여 많은 단위에서 MT를 떠난다. MT를 가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한다. 이동 시 교통사고, 체육활동 중 부상 등 다양한 종류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만,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MT 사고는 역시 음주사고이다. 선배의 강요에 못 이겨, 신나게 마시는 기분에 취해, 안마실 수 없는 분위기 때문에. 많은 이유로 과음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가벼운 안전사고 뿐만 아니라 성추행, 인명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검색엔진에 'MT 사고'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사고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사고 종류도 ▲추락사(예-발코니에서 추락) ▲동사(예-숙소 밖에서 수면) ▲질식사(예-누운 상태에서 구토) 등 다양하다. 구성원들의 친목을 다지기 위하여 가는 MT인데, 교외로 나가 밤새 술 먹다 오는 행사로 변질된 경우가 많아 학교측에서도 학생들의 MT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MT를 가기 싫어하는 학생들도 많아져 MT에 참여하지 않으면 학점에 불이익을 주는 등 강제로 참여시키는 경우도 많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MT에 참여하는 학생도 늘어나고있다.

 많은 학교에서 이런 불건전한 MT 문화를 바꾸고자 학교측은 물론이고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11년부터 '클린 MT'를 도입하여 불건전한 대학가 MT 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부이다. 2009년 신설된 한양대 컴퓨터공학부는 아직 졸업생도 없는 신생 학부이다. '학부'란 명칭을 달고 있지만 세부전공(컴퓨터전공, 소프트웨어전공)이 올해 되서야 생겼다. 그만큼 타 과/학부에 비해 전통이나 문화가 적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학부 문화, 전통을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클린 MT' 문화이다. 한양대 컴퓨터공학부는 2011년 클린 MT를 도입하였다. 첫 클린 MT는 2011년도 1학기 초에 있었던 새내기 수련회이다. 당시 학부 커뮤니티에 '술 없이 MT를 가는 것이 말이 되냐', 'MT가서 술 없으면 무슨 재미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클린 MT를 도입한 첫 행사이고, 재미 없을 것이란 우려도 많았기 때문에 행사의 준비와 진행을 맡은 학생회 측의 부담감이 매우 컸다. MT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음주 시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를 대체할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했고, 사전 답사, 시뮬레이션도 며칠 밤을 새가며 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행사는 진행되었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참가 학생들의 쏟아지는 호평은 물론 언론 보도까지 될 정도 였으니 첫 시도 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행사를 준비한 전 부학생회장 이준엽군(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부 10학번)은 "처음 도입하는 클린 MT인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 힘들었지만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쳐 뿌듯했다" 며 "이번에는 새내기 수련회여서 신입생들만 참여하였지만, 다음에는 학부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에 클린 MT 문화가 도입되었으면 좋겠다."고 당시 소감을 전하기도 하였다.

  첫 행사가 너무 큰 성공을 거둔 탓일까? 올해는 학부 교수 측에서 먼저 행사 제의를 했다. 바로 지난 2월 18일부터 19일까지 1박 2일동안 진행된 '신입생 윈터 캠프'가 그것이다. 12학번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행사는 학부 교수진까지 참여할 정도로 학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진행되었다.

 작년에 이어 제2회 새내기 수련회가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1박 2일동안 진행되었다. 출발부터 타 MT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사전 공지된 조별로 모여 먼저 집합한 조부터 출발을 하였다. 숙소까지 가는 길에도 다양한 미션이 주어져 흥미를 더했다. 각 미션지에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 다음 미션지를 찾아갈 수 있는 힌트를 얻어 최종 목적지인 숙소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모든 조가 숙소에 모인 후엔 편을 나눠 체육대회를 하였다. 축구, 족구 같은 종목을 비롯해 이어달리기, 미니게임, 짝피구 등 다양한 종목으로 참여 인원 전체가 참여할 수 있게 진행되었다. 체육대회가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하였고, 저녁 식사 이후엔 레크레이션 시간이 있었다. 레크레이션 프로그램 중 하나인 행사를 준비한 학생회 측에서 준비한 공연을 보며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한 학생회 측의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이튿날 아침 보물찾기, 경품 추첨, 조별 시상 등의 프로그램을 끝으로 새내기 수련회가 마무리 되었다. 모여서 체육 활동 조금 하다가 밥먹고 밤새 술먹고 집에 돌아오는 전형적인 MT와는 현저히 다른 MT라 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컴퓨터공학부 정학생회장 오주민군(컴퓨터공학부 11학번)과 백혜인양(컴퓨터공학부 11학번)을 만나보았다.

◎ 작년에 있었던 1회 새내기 수련회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데 부담감은 없으셨는지?
▶ 1회 새내기 수련회 때는 둘 다 신입생으로 참여를 하였습니다. 때문에 작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술을 대신할 다양한 프로그램들 덕분에 매우 즐거웠던 기억이 있었고, 술 없이 MT를 와도 이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구요. 물론 이번 수련회의 총 책임자로서 저번보다 더 재미있고 풍부하게 해야 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또 참여 인원이 많은 행사이니 만큼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쓰느라 준비 기간 동안 매우 바빴습니다. 하지만 작년 준비단 선배님들께서 인수인계를 잘 해 주셔서 원활하게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 학교측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줬다고 들었습니다.
▶ 학부장님을 비롯한 학부 교수님들께서 클린 MT 행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대학교 MT 관련 사고가 많이 나고 있는 요즘, 이러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하는 행사라 교수님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님들께서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덕분에 경품으로 넷북, MP3 등의 상품도 제공 받아 학우 여러분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 숙소에 들어가기 전 소지품 검사를 하시던데요?
▶ 흔히 '수련회' 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소지품 검사입니다. 지금 와서는 형식적인 절차라는 것쯤은 알지만 '수련회'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재미도 주고 중, 고등학교때의 추억도 되새길 겸 해보았습니다. 술이 발견되지 않아 다행 이었구요^^

◎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 개인 사정상 참여하지 못한 새내기 분들이 계셔서 모든 새내기 분들께 좋은 추억 남겨드리지 못한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또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서 외부 활동을 하는데 조금 힘들었다는 점도있구요. 몇 가지 사소한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계획했던 프로그램은 모두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행사를 무사히 치루신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 신생 학부인 만큼 학부의 전통이나 문화는 타 단위보다 적은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올바른 학부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 도입된 '클린 MT'라는 좋은 취지의 행사를 올해도 이어갈 수 있어서 매우 뿌듯합니다. 저희 학부는 물론이고 타 단대나 학교에서도 이런 행사를 진행하여 건전한 MT 문화를 지향하는 분위기가 조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1등 상품인 넷북을 받은 학생도 만나보았다. 바로 컴퓨터공학부 소프트웨어전공 신입생인 김용혁군이다.

◎ 이번 행사에 참여한 소감은?
▶ 처음에 조별로 모였을 때는 저 혼자 소프트웨어전공이고 전부 컴퓨터전공 동기들이라 조금 어색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찾아가는 동안 하였던 다양한 미션들 덕분에 점점 친해져 갈 수록 재미있었던 행사였습니다.

◎ 1등 상품인 넷북을 받으셨어요?
▶ 넷북을 받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제 이름이 호명되어 어안이벙벙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받아서 그런지 당시에는 잘 웃지도 못한거 같네요.

 
 MT는 Membership Training이라는 말 그대로 구성원들 간의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하는 행사이다. 하지만 불건전한 MT 문화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는 학생들도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부는 '클린 MT'라는 문화를 도입하여 대학교 MT가 지향해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 MT라는 이름에 걸맞은 건전한 행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이다.

박찬현기자 (컴공09, parkch0708 @ hanyang.ac.kr)